한국산업경제투데이 이정상 오피니언 / 바이오기능성식품학과 대학 교수 / 스타트업 대표
바야흐로 ‘푸드테크’란 신조어로 우리가 사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식품시장을 표현할 수 있는 적확한 키워드가 있을까?! ‘푸드테크’란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에 바이오, AI, IoT, 3D프린팅, 로봇과 같은 혁신기술이 접목된 신산업분야를 의미한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 (Consumer Electronics Show, CES) 2022 글로벌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도 선정된 푸드테크는 농축수산물의 생산과 유통, 음식료 제조와 관리, 배달 및 소비, 식당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관련 시장 또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식물성 고기, 스마트팜으로 재배된 농산물, 모바일 앱을 통한 음식배달, 서빙로봇, 키오스크 주문 등은 모두 푸드테크의 산물이다. 근래 푸드테크 시장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는 1) IT 기술 고도화, 2) COVID-19로 인한 비대면 수요 확대, 3) ESG, MZ세대 가치소비, Veganism 등으로 친환경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 증대 등이 있으며, 4) 인구급증으로 인한 식량안보, 고령화로 인한 건강 및 식품 안정성 관심 증대 또한 장기적으로 푸드테크 시장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서, 6월 7일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는 지난 3월 28일 서울대에서 개최된 첫 번째 ‘청년 푸드테크 토크콘서트‘에 이은 두 번째 푸드테크 토크콘서트를 개최하였다. 농식품 산업의 혁신 성장을 도모할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을 제고하고, 관련 정책 및 기술등에 대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전남 나주에 본사를 둔 농식품공무원 교육원과 푸드테크협의회에서 개최하는 행사다. 앞으로 9월 충청권 (고려대 세종캠퍼스), 12월 영남권 (포항공대)에서의 행사와 함께 연내 4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콘서트가 왜? 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중 첫 번째 장소로 전북 전주에서 개최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바로, 본 행사의 목적이 ’미래 농어업을 선도하는 디지털 농어업 인재육성‘을 목표하는 한국농수산대학교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있고, 한국농수산대학 동문 혹은 전라북도 및 남도에서 혁신 성장의 기반을 구축한 강연자의 면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식품산업의 주요 소재가 되는 농축수산업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전라북도 전주를 비수도권 첫 번째 토크 콘서트 개최장소로 고려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실제로 20가지가 넘는 질의 응답과 강연자들의 지혜를 갈망하던 한국농수산대학교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고 높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농수산대학교 (정현출 총장님), 한국 푸드테크협의회 (이기원 회장님), 농식품공무원교육원 (박성우 원장님)의 축사와 인사말에 이어 농식품부 푸드테크 정책과 박성용 사무관의 푸드테크 산업 정책방향과 법안, 지원제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 후로는 세분의 특별 강연자가 자신들의 성공 및 실패 사례들을 공유하였는데, 첫 번째 강연자로는 1년에 100만여명이 방문하는 춘천감자빵 감자밭 브랜딩에 대해 최동녁 대표가 발표했다. 최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교 채소학과를 2013년에 졸업해, 2021년 대통령상 수상, 2022년 최연소 신지식농업인 선정, 2022년 매출 213억원 달성의 성과를 창출하게 된 “감자빵” 스토리를 솔직한 표현으로 전달하였다.
두 번째 강연자로는 23년간의 창업기간동안 전국 21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신선달걀과 관련 농산가공식품을 직접 배송해주는 사업모델로 2022년 매출 350억을 달성한 ㈜농업회사법인 포프리 김회수 대표가 운영철학 및 인재상에 대해서 발표했다.
세 번째 강연자로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동네마트 장보기 플랫폼을 통합하기 시작하여 2022년 매출 473억 기업가치 4000억여원 (더맘마 본사 2500여억원과 관계회사 총 1500여억원의 기업가치)를 창출한 더맘마 김민수 대표가 우리 주변의 불편함을 혁신해서 가치창출 한 사례를 발표했다.
예정된 커피브레이크 시간도 없이 바로 이어진 청년 토크콘서트 QnA 세션은 매일경제 정혁훈 기자님의 사회로 대학생 청년들이 가지는 관심사와 갈망하는 성공노하우에 대한 열띤 질의 응답이 계속 되어 예정된 시간을 한참 지나서까지 마지막 질문, 마지막 질문을 또 반복하게 되었다. 대다수 청중은 성공의 노하우나 지름길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강연자들 모두는 그러한 솔루션, 길, 노하우는 결국 실패에서 주저앉지 않고, 다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고찰하고 거기서부터 딛고 일어서서 한가지씩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실패를 종결의 지점으로 받아들여 거기서 낙담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었고, 견딜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올지라도 작은 씨앗이 갖는 그 힘을 믿고 변함없이 목표를 향해 오직 한길만 걷는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쉽지 않기에 결과적으로 비범한 과정을 강조하는 것 이었다. 이 특별 강연자들에 영감을 준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나, 결국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지혜에 대한 태도는 분명하였다.
한가지 필자가 아쉬웠던 점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동하고 미래 창업과정을 준비하거나 꿈꾸는 많은 청년들에게 오픈된 행사가 그야말로 한국농수산대학만의 축제가 된 것 같아 아쉬웠다는 점이다. 물론, 사전에 이런 좋은 토크콘서트 행사가 있음을 학교나 학과 홈페이지에 알리고 관심있는 사람들의 참석을 권면했지만 지역 국립 및 사립대학에서 수학하는 젊은 청년들을 찾기는 매우 어려웠다. 기말고사를 앞둔 학기 중이거나 아직 충분한 홍보가 되지 못한 한계도 있었겠지만, 집중화된 수도권과의 격차를 늘 불만사항 중 하나로 꼽는 ’젊은 청장년들이 좀더 도전하고 일부러 찾아보았다면 어떠하였을까?’, ’청년의 젊은 자세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찾아 참석해서 들었으면 어떠하였을까?’ 하는 회한이 남는다. 필자는 3차 충청권, 4차 영남권에서의 청년 푸드테크 토크콘서트에도 참석하여 그 분위기를 비교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