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둘이 아니다.
유장수 칼럼 우리는 각자가 하나의 개체로 존재한다. 더구나 오늘날처럼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는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다. 좀 더 절실하게 표현하자면 우리는 각기 한 그루의 나무처럼 존재한다는 거다. 너는 밤나무, 나는 잣나무, 저 사람은 참나무처럼 말이다. 그런데 마음을 닦고 정진하다 보면,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 순간, 내가 고집해왔던 나만의 성벽은 무너지고, 지금까지의 보편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마음의 눈이 떠지고, 참다운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될 것이다. 여기서 선·후는 분명하지 않다. 마음의 눈이 먼저 뜨인 것인지, 아니면 깨달음이 먼저인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새로운 눈이 뜨이고 보니, 깨닫게 된 것인지, 깨닫고 보니 눈이 뜨이게 된 것인지. 아니면, 이 두 가지 사안이 동시에 일어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것은 따질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자기 참모습을 찾은 깨달음이라는 변화를 얻었다는 사실 아니겠는가. 그렇다. 지금까지 나는 한 그루의 밤나무로 존재하면서 독립된 위치에서 개별적 삶을 사는 개체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알고 보니, 그게 아닌 거다. 나는 독립된 개체로서 주변과 간격을 두
- 유장수 논설위원 기자
- 2024-02-07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