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수 칼럼 뜬봉샘은 전북자치도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뒷산인 신무산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샘이다. 이곳은 해발 780여 m쯤 되는데, 지금은 뜬봉샘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예전에 비해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다. 뜬봉샘은 그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봉황이 떠올랐다고 하니 꽤나 흥미로운 얘기가 담겨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봉황은 적어도 용과 함께 우리 민족에겐 상서로운 동물로 알려져 있거니와, 영험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긍정적 예언의 의미를 담뿍 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뜬봉샘도 이 범주에서 어긋나지 않는다. 이 샘에 얽힌 이야기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이니까 시대적 배경은 고려 말쯤으로 볼 수 있겠다.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기 전, 전국의 명산을 순례하다가 이곳 신무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산 정상 부근에는 상이암이라는 암자가 하나 있었고, 그 앞에는 작은 샘이 있었다. 이성계는 이곳에서 샘물을 떠놓고 천지신명께 백일을 작정하고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기도를 드린 지 꼭 백 일째 되던 날, 산 정수리 부근에 있는 이 샘 옆에서 봉황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고 한다. 이것은 분명 좋은 징조로서, 새 나라를 세우라는 계시로 생각했다. 이성
유장수 칼럼 우리는 가끔 생활 중에 사찰(寺刹:절)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방문자의 종교는 출입하는 데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입이 자유로운 것이 보통이다. 다른 종교의 성전은 이교도들이 드나들 때 제약이 없더라도 어딘가 스스로 어색하고 서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사찰만큼은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전혀 제지를 받지 아니하고 부담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막상 사찰을 찾은 사람들 중 대부분은 경내에 피어 있는 벚꽃이나, 주변의 오색 찬연한 단풍이 든 경관에만 정신이 팔릴 뿐, 기실 자기가 찾은 사찰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 사찰의 중심 전각 현판에 대웅전(大雄殿)이라 씌어 있는지,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 씌어 있는지조차 관심이 없다. 어쩌다 드물게 범종각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경우가 있다 해도, 범종의 크기에 잠시 고개를 몇 번 끄덕일 뿐 이내 자리를 뜨고 만다. 이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불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으니, 사찰에 대한 구체적인 것에도 관심이 적은 터일 것이다. 그러나 이왕 시간을 내어 사찰을 방문했으니, 가능하면 불교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 그
유장수 칼럼 흔히 우리 한반도의 모양을 토끼를 닮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호랑이 형상이라고 하는 이도 있는 것 같다. 이는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이어서 정확한 답이 없으니 어느 쪽을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토끼를 닮았다는 말의 근원이 일제 치하 우리를 비하하기 위해 일본인들의 입에서 처음 발설되었다는 설이 있으니, 비록 토끼 형상이라는 그 시각이 근사한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여기에 반(反)해서 나온 것이 호랑이를 닮았다는 주장일 것인바 우리나라 한반도의 지형이 토끼를 닮았으면 어떻고, 호랑이 모양이면 또 어떻다는 것인가? 그런데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또 하나의 다른 견해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대충 소개하고자 한다.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우리 한반도의 형상을 이제 갓 목욕을 마치고 나온 여인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말리고 있는 형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의 견해에 의하면 함경도 지방의 지형을 바람에 흩날리는 여인의 머리칼로 보며, 따라서 신의주 부근의 돌출된 곳은 여인의 얼굴이고, 해주·강화도 부근은 여인의 가슴, 그리고 목포 부근은 여인의 무릎에 해당한다고 보았다.